[엘리자베스 2세의 인생 연대기, <더 크라운>]
영국 여왕인 엘리자베스 2세의 인생을 다룬 <더 크라운>은 총 6시즌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시즌 1,2는 엘리자베스의 청년 시절, 시즌 3,4는 엘리자베스의 중년 시절, 시즌 5,6은 엘리자베스의 노년 시절 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시즌4는 지금까지도 영국 근현대사를 다룰 때마다 뜨거운 논쟁의 주인공이 되는 '마거릿 대처'의 총리 재임기와, 많은 영국인들의 사랑을 받은 다이애나 비의 비극적인 결혼 생활을 그립니다. 그러니까 약 1979년부터 1990년까지를 다루고 있지요.
시즌 1~3 까지는 자기 의지와 상관없이 왕실에서 태어나 무거운 짐을 지게된 왕실 가족들의 인간적인 모습들이 심심치 않게 나왔기에 사람들의 공감을 얻은 장면들이 많았다는 평을 받았지만, 시즌 4에서는 왕실에서 부당한 대우를 받았던 다이애나의 입장이 많이 보여지다 보니 그녀를 대하는 왕실 사람들의 행동에 실망했다는 사람들이 많이 보입니다.
시즌 4는 실화를 바탕으로 구성되었으면서도 사건의 순서를 뒤바꾸거나 재구성한 것이 많아 영국 내에서 논란이 되었습니다. 이에 영국 문화장관은 넷플릭스 측에 드라마의 내용이 허구임을 명시해달라고 요청했지만, 넷플릭스는 시청자들이 드라마가 다큐멘터리가 아니라는 것을 잘 알고 있을 것이라 믿는다며 영국 정부의 요청을 거부했다고 합니다. '엔터테인먼트 캐나다'는 찰스 왕세자의 측근의 말을 인용해, 왕실 인사들이 더 크라운으로 인해 찰스의 내연상대였던 카밀라에 대한 논란이 다시 불거질까봐 우려하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습니다.
또 다른 목소리로는 '더 크라운 시즌4' 내용이 지나치게 다이애나에게 옹호적이라는 평가도 있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찰스 왕세자가 다이애나를 두고 카밀라와 계속해서 부적절한 관계를 맺고 다이애나 사후에 카밀라와 재혼까지 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오히려 영국 인터넷 곳곳에서는 왕실이 다이애나를 부당하게 대우해놓고 또 다시 자신들의 안위만 걱정한다는 부정적인 반응이 주를 이뤘다고 합니다.
[영국 왕실과 정치 최고 캐릭터들의 서사]
시즌 4는 영국 왕실과 정치사 사상 가장 강렬한 캐릭터로 평가받는 마거릿 대처와 찰스 왕세자의 아내인 '다이애나 스펜서', 그리고 여왕인 엘리자베스 2세라는 세명의 등장인물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됩니다.
1979년, 마거릿 대처가 영국 수상으로 취임하고 여왕과 첫 대면을 하게 되면서 드라마는 시작됩니다. 한편, 아일랜드로 휴가를 떠났던 루이 마운트배튼 공은 IRA(영국령인 북아일랜드와 아일랜드공화국의 통일을 요구하는 반군사조직)의 폭탄테러로 사망합니다. 경험이 없어 혼란스러워하던 자신을 멘토처럼 이끌어주기도 하고, 때로는 친할아버지 같았던 마운트배튼 공이 사망하자 왕세자인 찰스는 큰 슬픔에 빠집니다. 곧 미래의 왕이 될 찰스에게 부디 이상적인 반려자를 만나길 바란다는 마운트배튼 공의 마지막 편지를 읽은 찰스는, 친구인 사라 스펜서를 만나러 스펜서 가문 자택을 방문합니다. 그곳에서 사라의 여동생인 '다이애나 스펜서'를 처음 만나게 되지요. 이후 찰스는 다이애나와 교제를 시작하고, 유서깊은 가문 출신인 그녀를 왕실에 걸맞는 '이상적인 반려자'로 점찍습니다.
그리고 왕실가족이 여름 휴가때 지내는 스코틀랜드의 밸모럴 성에 다이애나를 데려와 왕실가족들에게 선을 보입니다.한편 먼저 성에 도착해 있던 마가릿 대처는 모든 면에서 왕실 가족들과 어긋나는 모습을 보이고, 왕족에 대한 혐오감과 개혁에 대한 의지를 다시 한 번 다지면서 원래 일정보다 빠르게 밸모럴 성을 떠납니다. 반면 다이애나는 왕실 가족들의 마음을 사로잡아 소위 '밸모럴 테스트'라는 시험을 완수합니다. 이후 그녀가 찰스의 반려자가 될것이 확실해지자, 언론은 그녀가 가는 곳마다 쫓아다니며 일거수일투족을 취재하기 시작하죠. 81년 2월, 찰스는 다이애나와 약혼을 공식 발표하고 그 해 7월에 전세계 사람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세인트 폴 대성당에서 세기의 결혼식을 치룹니다. 하지만 다이애나는 약혼 이후부터 이어지는 폐쇄적이고 힘든 궁정생활에 점점 생기를 잃어갑니다. 남편인 찰스마저 장기 해외 순방을 떠나 연락이 전혀 되질 않자 섭식장애 증상을 보이기도 합니다. 순방 내내 아내의 연락을 받지 않던 찰스는 알고 보니 내연녀인 카밀라 파커 보울스와 연락하고 있었습니다. 한편 마가릿 대처의 신자유주의 정책으로 수많은 실직자가 양산되고, 대처와 여왕은 입장 차이로 인해 갈등을 빚는 모습을 보이면서 드라마는 계속 진행됩니다.
[엘리자베스 2세의 사망, 그리고 <더 크라운> 시즌 5 공개>
더 크라운 시즌5는 11월에 공개될 예정으로 엘리자베스 여왕은 이멜다 스턴톤, 필립 공은 조나단 프라이스, 마가렛 공주 역에 레슬리 맨빌, 찰스 왕자 역에 도미닉 웨스트, 다이애나 비에 엘리자베스 데비키, 카밀라 파커 볼스 역에 올리비아 윌리암스, 영국 총리 존 메이저에 조니 리 밀러가 각각 캐스팅 되어있는 상태입니다.(엘리자베스의 연령대에 따라 1-2시즌, 3-4시즌, 5-6시즌 캐스팅이 변화하기 때문입니다.) 또한, 찰스 왕자를 연기하게 된 도미닉 웨스트의 아들 세난 웨스트(Senan West)가 어린 윌리엄 왕자 (왕자 11살 경)으로, 테디 홀리(Teddy Hawley)와 윌 파월(Will Powell)이 각각 다른 나이의 해리 왕자를 연기합니다.
제작진은 드라마에서 영국 왕실 삶의 어떤 순간을 재조명할것인지에 대해 여전히 입을 닫고 있지만 캐스팅된 배우들과 나이대로 예측해보면, 시즌5에서는 아마도 1997년 다이애나 비의 죽음 이전과 이후를 포함하여 1990년 대 초점에 맞출 것으로 추측됩니다. 이미 넷플릭스는 작년에 다이애나 비 사망당시 함께 있었던 남자친구 도디 알 파예드(Dodi Al-Fayed) 역으로 칼리드 압달라(Khalid Abdalla)를, 그와 함께 도디 알 파예드의 아버지인 모하메드 알 파예드로 살림 도우(Salim Daw)를 함께 캐스팅했던 바 있습니다.
시즌6에서는 16살 루퍼스 캄파(Rufus Kampa)와 21살 에드 맥베이(Ed McVey) 두 배우가 윌리엄 왕자로 캐스팅되었으며 케이트 미들턴은 메그 벨라미(Meg Bellamy)가 연기하게 될 예정입니다. 케이트의 등장과 더불어 11살과 16살의 어린 윌리엄이 각각 캐스팅 된 것을 고려했을 때, 시즌6은 1990년대 후반과 2000년대 초반을 배경으로 제작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참고로 다이애나 비는 1997년 8월에 사망했으며 당시 윌리엄 왕자는 15세였습니다. 윌리엄은 2001년 스코틀랜드 세인트 앤드류 대학교에 입학하기 전 갭이어를 가졌으며 그곳에서 케이티를 만났습니다. 10년을 사귀고 2011년에 이둘은 결혼하게 됩니다.
2022년 9월 8월, <더 크라운>의 실제 주인공이기도 한 엘리자베스 2세가 사망하면서 영국 왕실에 대한 세계의 관심도 커지고 있습니다. 과연 <더 크라운>의 마지막 시즌은 엘리자베스 2세의 죽음까지 드라마에서 다루게 될지 궁금하기도 하네요. 그리고 <더 크라운> 시청을 통해 엘리자베스의 일대를 함께 한다면 영국 왕실에 대한 이해도 함께 높아지면서 변화하는 영국의 모습도 한층 더 흥미롭게 볼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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