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이판 섹스 앤 더 시티?]
2022년 7월의 넷플릭스 신작 언커플드(Uncoupled)는 <섹스 앤 더 시티>와 <에밀리, 파리에 가다>의 제작자 대런 스타와 <모던 패밀리>의 제작자였던 제프리 리치먼이 공동제작하고, <에밀리, 파리에 가다>의 앤드류 플레밍이 연출한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입니다.
뉴욕의 중년 게이 이야기를 다룬 드라마로, '대런 스타'와 '제프리 리치먼'이라는 이름만 들어도 어떤 스타일의 드라마일지 어느 정도 예측이 되는 부분들이 있는데, 역시나 기대를 저버리지 않네요. '게이판 섹스 앤 더 시티'로 정리할 수 있는 이 드라마는 닐 패트릭 해리스를 비롯한 브룩스 아쉬만스카스, 티샤 캠벨 등 드라마의 주조연 배우들이 대부분 각자 파트너가 있는 커밍아웃한 게이라는 점에서 또다른 화제를 불러 일으켰던 드라마입니다.
[줄거리-설정 빼고 현실적인 게이 드라마의 등장]
뉴욕의 부동산 중개인 '마이클'은 17년 동안 동거하며 사귀어 온 애인 '콜린'으로부터 어느 날 갑자기 이별 통보를 받으면서 드라마가 시작됩니다. 아주 오랜 시간 사귀어온 만큼 각자의 가족, 친구, 직장 동료 등 얽히지 않은 관계가 없는 두 사람. 오래 준비해온 콜린의 50세 생일 파티에 이별을 통보받은 마이클은 상실감과 분노, 질투, 슬픔 등의 감정을 단 시간 내에 수없이 겪고 다양한 사람들과 만나면서 이별을 극복하기 위해 고군분투합니다.
이 과정에서 <언커플드>는 마이클의 이별 극복기와 함께 마이클의 절친인 또다른 중년 게이들의 이야기도 함께 풀어냅니다. 나이에 비해 핫하지만 젊은 게이들을 밝히며 한 사람에게 정착하지 못하는 빌리와 똑똑하지만 못생긴 외모로 게이 커뮤니티에서 외면받는 스탠리의 이야기를 통해 여타 드라마에서 주목하지 않던 '중년 게이'라는 새로운 캐릭터를 조명하고 있습니다.
이 드라마가 다른 BL드라마와 차별화된 부분은, 판타지물 주인공 또는 드라마의 서브 캐릭터로 주로 등장하는 게이 캐릭터를 중심으로 현실적인 문제를 다루며, 특히 '중년 게이'를 중심으로 만들어진 이야기라는 점입니다.
[알고보면 똑같은 중년 게이들의 러브스토리]
<섹스 앤 더 시티>의 게이 버전이라고 칭했던 바와 같이, 전 회차가 청소년 관람불가로 이루어져 있으며 수위가 제법 있는 장면들도 종종 등장하여 보수적이거나 동성애자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이 있는 분들이 시청하기에 불편한 장면들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다만 동성애라는 표피를 한 커풀 벗겨내고 보면, 언커플드는 그저 중년들의 사랑 이야기를 다루는 로맨틱 코미디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드라마를 관통하는 주제인 사랑하는 사람과의 만남과 이별, 우울함과 외로움은 모든 사람이 살면서 가지게 되는 경험이고 감정이니까요.
여기에 프로듀서 대런 스타의 특기라고 할 수 있는 특정 도시에 대한 판타지를 충실하게 그려낸 영상미와, 닐 패트릭 해리스를 비롯한 배우들의 메소드(?) 연기는 <언커플드>를 더욱 풍성하게 만드는 데 한 몫 하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등장하는 캐릭터나 배경, 이야기의 구성까지 <섹스 앤 더 시티>, <에밀리, 파리에 가다>와 매우 흡사하다고 느껴져서 누군가는 진부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동성애에 대한 거부감이 없으면서 가볍게 볼 수 있는 드라마를 찾는다면 그 니즈를 만족시키는 아주 적합한 드라마가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시즌2 제작은 언제쯤?]
아직까지 시즌2 제작 확정 여부가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드라마의 마지막 화에서 뿌려진 떡밥들은 누가 봐도 시즌2의 제작을 암시하는 장면이기 때문에, 시기의 문제일 뿐 시즌2 제작은 확정적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드라마에 대한 반응도 나쁘지 않았기때문에 속편을 충분히 기대해봐도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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