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타공인 넷플릭스 대표 드라마]
저의 넷플릭스 입문작인 <오렌지 이즈 더 뉴 블랙>은 7시즌으로 구성되어 2013년부터 2019년까지 방영되었던 드라마로, 지금까지도 넷플릭스를 대표하는 드라마 중 하나로 사랑받고 있습니다. 이 드라마는 주인공이자 실존 인물인 파이퍼 커먼의 'Orange Is the New Black: My Year in a Women's Prison'이라는 회고록을 원작으로 제작되었으며, 드라마에서 등장하는 대다수 에피소드들은 실존인물인 파이퍼 커먼 본인이 있었던 여성 교도소에서 발생했던 사건들을 바탕으로 구성되었습니다. 특이한 제목에 대해서 궁금해하는 사람들이 많던데, "오렌지는 새로운 검정이다." 라는 표현은 흔히들 패션계에서 자주 쓰이는 표현인 "XX가 새로운 검정이다." 라는 표현을 빌린 것이라고 합니다.
<오렌지 이즈 더 뉴 블랙>은 여성 교도소라는 자극적인 주제와 함께 청소년 관람 불가 등급인 만큼 선정성과 폭력성을 사실적으로 다룬 화면이 많이 등장하고, 잔인한 장면도 많이 나옵니다. 혹시나 비위가 약하시거나 본인이 보수적이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은 마음의 준비를 하시고 시청을 시작하시기를...
[줄거리 - 거친 언니들의 슬기(?)로운 감방생활]
주인공 '파이퍼'는 10년전 대학을 갓 졸업하고 난 후, 이력서를 제출하기 위해 찾아갔던 레스토랑에서 우연히 자신의 운명의 여인 레즈비언 '알렉스'를 만나게 됩니다. 순진했던 파이퍼는 마약 밀매를 통해 큰 돈을 벌고있던 알렉스에게 왠지 모를 호기심과 강력한 매력에 이끌려 그녀를 동경하듯 사랑하게 됩니다. 그러던 어느 날 파이퍼는 어느날 알렉스의 마약 밀매 사업를 돕는 역할을 하게 되고, 그 후 10년이 지난 후 재판에서 알렉스의 진술로 파이퍼의 가담이 밝혀지면서 교도소에 수감되는 처지에 놓이게 됩니다. 분명히 알렉스가 법정에서 자신을 공범으로 지목했을 거라는 확신에 배신감과 분노를 느낀 파이퍼는 교도소 내에서 다시 그녀와 다시 만나게 되었을 때 시종일관 차갑고 냉철하게 그녀를 대합니다.
범죄나 교도소같은 거친 세상과 먼 인생을 살고 있던 파이퍼는 입소 첫 날부터 교도소 주방장 '레드' 앞에서 그녀의 음식에 대한 모욕적인 말을 실수로 뱉어버리는 큰 실수를 저지르게 됩니다. 파이퍼는 다음날, 레드가 특별히 파이퍼를 위해 준비했다는 식판을 받아와서 열어본 파이퍼. 그러나 버거 안에 피가 잔뜩 뭍은 생리대가 들어있었고 파이퍼는 그 모습을 보고 경악한 채로 식당밖으로 뛰쳐 나갑니다. 그 이후로로 파이퍼는 쭉 주방 직원들에 의해 따돌림을 당하면서 배식을 받지 못하고 몇날 몇일을 굶는 상황에 놓여버리게 됩니다. 교도소 안에서 보이지 않는 재소자들의 서열과 규칙에 무너진 파이퍼는 어떻게든 주방 책임자 '레드'의 마음을 풀어주기 위해 눈물겨운 노력을 하게 됩니다. 허리가 좋지 않았던 '레드'를 위해서 손수 민간 요법으로 만든 순수 치료제를 갖다 바치는 노력을 통해 겨우 레드의 마음을 풀어놓은 파이퍼. 몇일을 오래 굶었던 파이퍼는 첫 날 교도소 음식에 대해 내뱉었던 말이 무색할 정도로 미슐랭 못지 않은 음식을 먹는 것과 같이 식사를 맛있게 즐깁니다.
주방 직원들의 따돌림을 겨우 이겨내고 이제 좀 교도소 생활에 적응할 수 있을까 싶었지만, 곧이어 파이퍼에게 또 다른 실련이 닥치게 됩니다. 이번에는 일명 '미친 눈깔'이라고 불리는 흑인 레즈비언 '수잔'의 부담스러운 고백과 집착때문에 파이퍼는 또 다시 난처한 상황에 놓이게 됩니다. 수잔의 심기를 건드리지 않고 어떻게 이 사태를 정리할 수 있을지 고민한 파이퍼는 자신은 '래리'라는 약혼자가 이미 있으며 난 너의 여자친구도, 와이프도 될 수 없다고 단호한 어조로 얘기합니다. 그 말을 들은 '수잔'은 왠일인지 파이퍼의 말에 수긍하는 듯 얌전히 그녀의 말을 받아들이는가 싶었지만, 그날 밤 결국 사고를 치게 됩니다.
2인 1실로 방을 새로 배정받은 파이퍼의 룸메이트는 이 교도소에서 오랜 수감 생활을 하고 있는 연로한 재소자였는데, 바닥 청결에 매우 예민하고 정리정돈에 깐깐한 스타일로 이제 겨우 신참이었던 파이퍼는 어떻게든 그녀의 비위에 맞춰줘야 하는 상황이었습니다. 이 상황을 잘 알고있던 수잔은 그날 밤 그녀의 방으로 찾아가 자고 있던 그녀 앞에서 보란듯이 그 자리에서 오줌을 쏟아냅니다. 불쾌한 냄새에 잠에서 깬 파이퍼의 룸메이트도 이 상황을 함께 목격하게 되고, 그녀는 파이퍼에게 이 상황에 대한 책임을 물으며 다시 한 번 파이퍼에게 강력하게 경고합니다. 방을 새로 배정받은 첫 날부터 또 다시 험난한 난관을 맞닥드린 불쌍한 파이퍼. 그녀는 15개월형 교도소 수감생활을 무사히 마치고 '래리'와의 결혼에 성공할 수 있을까요?
[단순한 오락거리 이상의 재미를 가진 <오렌지 이즈 더 뉴 블랙>]
<오렌지 이즈 더 뉴 블랙>은 2013년에 넷플릭스를 통해 첫 시리즈가 공개 되자마자 비평가들로부터 엄청난 호평을 받으며 무려 12개의 에미상 후보에 오르고 3개의 부문에서 수상했습니다. 원래 코미디 카테고리를 유지했던 이 드라마는 2015년부터 30분 쇼는 코미디로, 1시간 쇼는 드라마로 분류한다는 새로운 에미상 규정에 따라 드라마로 카테고리가 변경 되었는데, 이로 인해 <오렌지 이즈 더 뉴 블랙>은 코미디와 드라마 부문에서 모두 에미상을 받은 첫번째 시리즈가 되는 기록을 남기게 됩니다.
저는 여성 교도소라는 자극적인 주제가 시청자들의 <오렌지 이즈 더 뉴 블랙> 진입에 큰 역할을 하고 있지만, 이 시리즈가 오랜 기간 제작되면서도 매 시즌 호평을 받은 것은 단순한 흥미를 넘어 사회적인 문제까지 다루는 심오함과 다양하고 입체적인 캐릭터를 통해 긴 시즌제 드리마가 가질 수 있는 지루함을 극복했다는 점이라고 분석해봤습니다. 드라마의 큰 줄기는 '파이퍼의 교도소 생활'이지만, 리치필드 감옥과 최고 보안 교도소라는 배경의 전환과 함께 캐릭터가 풍성해지고, 각 캐릭터를 중심으로 옴니버스 형태로 드라마를 구성하여 캐릭터에 대한 이해도를 높였던 것이 이 드라마의 성공 요인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물론 길에서 실제로 마주친다면 지려버릴 정도로 뛰어난 배우들의 연기력도 빼놓을 수 없겠죠. 이와 더불어 사회기반시설의 민영화와 사회적 차별, 흉악 범죄 등 다양한 사회적, 윤리적 문제를 드라마에 녹여 시청자들에게 여운을 남기는 점 또한 <오렌지 이즈 더 뉴 블랙>을 몰입하여 감상할 수 있었던 좋은 포인트가 되었습니다.
제작된 지 꽤 오랜 시간이 흘렀고 긴 시즌으로 인해 시청을 시작하기 부담스러울 수도 있지만, 시즌 1을 보시게 된다면 왜 아직까지도 <오렌지 이즈 더 뉴 블랙>이 넷플릭스의 대표 드라마로 자리잡고 있는지 확인하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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